일요일 오후... 오랜만에 집안에서 빈둥거렸다.

애써 뭐할까 생각하지 않고 그냥 멍하니 보내는 하루... 정말 오랜만이다...

커튼 치고 침낭속에 들어가 멍하니 티비 좀 보다가...

아이폰으로 파이날판타지V 좀 이어서 하다가 갑자기 캐릭터가 전멸되면 짱나서 집어던지고 다시 티비보고...

다운만 받아두고 못 본 영화 좀 골라서 보다가...

스르륵... 오랜만에 낮잠에 빠져들었다.


이런저런 꿈들을 오가다가 꿈꾸기도 지칠 무렵이었다.

열차안이었다.

짜빠게티 하나를 손에 들고 있었는데 마침 앞사람한테 뜨거운 물이 있었다.

짜빠게티 뽀그리 제조에 들어갔다.

조심스레 봉지를 뜯고 스프만 꺼내 라면봉지에 물을 받았다.

나무젓가락으로 입구를 집게처럼 집어두고 이제 조금만 기다리면 된다.

그런데 갑자기 열차기 덜컹거리기 시작했다.

덜컹거림은 점점 더 심해져 짐칸위에 짐들이 마구 떨어지기 시작했지만 나무젓가락으로 밀봉된 내 뽀그리만은 무사했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참으면 된다.

그런데 열차가 어디에 부딪쳤는지 엄청난 충격과 함께...


난 잠에서 깨어났다.

똘망똘망해져서는 다시 잠도 안오고...

꿈속에 두고나온 뽀그리 생각에 어찌나 서글퍼지던지...


그렇게 하찮디 하찮은... 꿈속에 두고나온 뽀그리만으로도 서글퍼지던 무미건조한 주말이었다.

정말 아무 생각없이 지나간.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