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스텔라를 2회차 보는데 신경쓰지 않았던 조셉(매튜 맥커너히)의 큰아들 톰이 눈에 들어왔다. 처음 볼 땐 스토리에 집중하느라 누군지 관심도 없었는데 두번째 보게되니 비중도 꽤 있는데다 덥수룩한 수염으로 감춰진 이 배우가 누군지 한눈에 알아보았다.

끝까지 지 아빠를 믿고 기다린 큰 아들은 바로 맨체스터 바이 더 씨의 케이시 애플렉이었다. 인터스텔라에도 그가 가진 특유의 그늘진 연기가 그대로 묻어 있었다. 영화를 다 보고 나자 갑자기 맨체스터 바이 더 씨가 다시 보고싶어졌다.

(※ 이하 내용누설 주의)

맨체스터 바이 더 씨.

처음 봤을 땐 좀 지루했었다. 영화는 현재와 과거가 교차편집되어 왔다갔다 하는데 가뜩이나 안면인식 장애가 있는 나에게 이게 과건지 현잰지, 누가 누군지 헤깔려서 영화에 도통 집중할 수가 없었다. 영화 중반 정도에서야 리 챈들러가 왜 저렇게 되었는지 스토리를 알고서는 그제서야 겨우 영화를 따라 갈 수 있었다.

좀 어렵게 봤어도 맨체스터의 예쁜 마을 풍경과 케이시 애플렉의 어두컴컴한 연기가 인상적이어서 느낌이 좋았던 영화였다.

두번째 영화를 보게되니 영화 초반부터 빨려들어갔다. 맨체스터로 돌아와 문득문득 떠오르는 과거 회상 장면들이 처음과 달리 전혀 어색하지 않더라. 아름다운 추억일수록 돌이킬 수 없는 잘못때문에 리 챈들러는 얼마나 괴로웠을까.

나도 아빠가 되면서 제일 두려워한 것이 아이 키우기였다. 세상의 수많은 위험요소들로부터 이 여린 것을 무사히 어른으로 키워낼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 행여 사소한 것 하나만 방심해도 큰일이 일어나 버리진 않을까 하는 두려움. 영화를 보면서 더 두려워졌다. 리 챈들러는 술 때문에 벽난로 가림막을 깜빡해서 아이를 모두 잃었지만 이정도의 실수로 아이를 잃는다면 나는 얼마나 많이 아이를 잃을뻔 했던가.

머리가 받쳐주지 못해서 두번째 보고나서야 영화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다. 영화 너무 좋다 진짜. 또 한 이년정도 지나 대가리가 리셋되면 다시 한번 보고싶다.

벤 에플렉 동생, 케이시 애플렉. 성추문으로 문제가 많았다는 걸 이제야 알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 속에서는 계속 보고싶은 배우다.

+ Recent posts